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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의 발전은 공공기관의 서비스 패러다임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국민의 세금 신고와 환급 같은 민감하고 복잡한 행정 절차는 여전히 불편하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국세청이 선보인 ‘원클릭’ 종합소득세 환급 서비스는 단순한 디지털 서비스가 아닙니다. 이는 국가가 국민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정보 서비스를 설계하고 운영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모범적인 사례입니다.
원클릭 서비스의 성공은 예견된 결과였다
국세청의 ‘원클릭’ 서비스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게 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 설계, 간단한 접근 절차, 그리고 수수료 없는 서비스는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홈택스는 기존에도 종합소득세 신고와 환급 기능을 제공했지만, 그 접근성과 이해도 면에서는 일반인들이 쉽게 활용하기 어려웠습니다.
기존 홈택스는 회원가입부터 복잡한 인증 절차, 수많은 서류 입력 등으로 인해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들에게는 벽처럼 느껴졌습니다. 특히 자영업자나 프리랜서처럼 세무지식이 부족한 이용자에게는 환급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정을 감당하지 못해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로 인해 수많은 환급 누락 사례가 발생했고, 이는 결국 국민의 신뢰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원클릭’은 이 문제를 정확하게 짚었습니다. 환급 대상 여부를 자동으로 파악하고, 과거 5년치 환급 내역까지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으며, 신청까지 ‘클릭 한 번’이면 되는 구조는 사용자 중심 설계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복잡한 행정 절차를 단순화하고 디지털 기술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국세청은 다시 한 번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데 성공한 셈입니다.
삼쩜삼의 성공, 그리고 공공서비스의 한계
‘삼쩜삼’이라는 스타트업이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홈택스의 불편함이 존재했습니다. 삼쩜삼은 국세청 홈택스에서 환급이 가능한 사용자 정보를 기반으로, 고객 동의를 받아 데이터를 분석하고 환급 여부를 판단한 뒤 간편하게 신청까지 도와주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서비스 구조는 국세청 홈택스와 동일하지만,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와 절차 단축, 결과 예측 시스템을 제공함으로써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삼쩜삼’이 보여준 것은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사용자 경험을 어떻게 개선하느냐에 따라 서비스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민간기업은 시장의 수요를 민첩하게 반영하여 서비스를 설계하지만, 공공기관은 법령과 정책의 틀 안에서만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변화를 주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번 국세청의 ‘원클릭’ 서비스는 이런 공공기관의 한계를 극복한 사례입니다. 삼쩜삼이 해결했던 사용자 불편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식하고,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내놓았다는 것은 공공 서비스의 미래에 있어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